예수께서 광야에서 시험 받으시다

본문: 마4:1-3

2015년 1월 25일

Christ Covenant Church 주일학교 예배

한재일 목사

 

예수님께서는 메시야로서의 사역을 감당하기로 결심하고 세례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이에 하늘이 열리고 성령님께서 예수님에게 임하시고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을 보면 이 세례 사건 후에 바로 성령님께서 예수님을 광야로 이끌어 가셔서 마귀의 시험을 받게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 동안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세 가지 시험을 받으신 것입니다.

이 시험에 대해서 많은 논쟁거리가 있습니다. 그 논쟁은 “시험 받으신 장소가 어디인가?”에서부터 “사탄이 실제로 나타났는가 아니면 환상 가운데 나타났는가?”까지 다양합니다. 그리고 보다 신학적인 논쟁으로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죄를 지을 수 없는 분인데 어떻게 시험을 받 수 있느냐?”하는 것도 있습니다. 죄를 지을 수가 없는 존재에게 임하는 시험이 진짜 시험일 수가 있느냐는 겁니다. 이에 대한 답은 ‘진짜 시험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모른다’입니다. 그것은 우리 유한한 존재가 알 수 없는 영역입니다. 사실 많은 기독교 교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또는 해결할 수 없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담은 죄성이 없었는데 어떻게 죄를 지었는가?” “하나님께서 피조계를 죄성이 없이 창조하셨는데 어떻게 천사가 타락하게 되었는가?“ 등은 우리가 답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리는 그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몰라도 문제 없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불가해한 질문들은 오늘 본문에 나오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자 그럼 우리는 그런 난해한 질문들을 뒤로 하고 오늘 본문을 살펴 보기로 하겠습니다. 본문에서는 누가 예수님을 시험했다고 말하고 있습니까? 그 답은 분명히 ‘마귀’ 즉 ‘사탄’입니다. 그러나 1절을 잘 보면 시험을 받도록 예수님을 마귀에게 이끌어 간 것은 성령님이셨니다. 그러면 누가 예수님을 시험한 것입니까? 사탄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입니까? 대답은 ‘둘 다’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사탄을 수단으로 해서 예수님을 시험하셨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사탄은 악한 목적으로 예수님을 시험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이용해서 선을 이루셨습니다. 마귀의 자식들이었던 유대인 장로들과 대제사장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악을 통해 구원이라는 선을 이루신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왜 예수님을 시험하셨을까요? 사탄이야 예수님께서 죄를 짓도록 하려고 시험했다지만 하나님께서는 무슨 이유로 시험하셨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이 시험을 통해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셨을까요? 우리는 본문에서 그 힌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광야일까요? 그리고 왜 하필 40일일까요?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바로 전에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요단강에서 물 속에 들어갔다 나오시고는 광야로 가셔서 40일 동안 금식 즉 훈련을 받으셨습니다. 이 패턴은 우리에게 익숙한 패턴입니다. 바로 이스라엘에게 일어났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출애굽 사건 때 홍해의 물을 건너고는 즉 세례를 받고는 광야로 들어가서 40년 동안 훈련을 받았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지금 새 이스라엘로서 과거에 이스라엘에게 일어났던 일을 재현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러한 해석이 옳음은 예수님께서 사탄의 시험에 대응하면서 인용하신 말씀들이 신명기 말씀들이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신명기는 이스라엘이 40년의 광야 생활 후에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 모세가 지난 40년 생활을 돌아보면서 이스라엘에게 당부하는 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으로서 이방나라들에게 거룩한 모범을 보여야 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에게서 받은 거룩한 율법을 잘 지켜서 하나님을 섬기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복된 일인지를 보임으로써 이방 나라들을 하나님께로 이끄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이 그 사명을 행하기에 앞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광야에서 40년 동안 훈련을 시키셨습니다.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하나님을 신뢰하고 경배하도록 훈련을 시키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심하고 주위의 환경에 불평함으로써 자신들의 악함을 드러냈습니다. 신명기는 이제 이스라엘이 훈련을 마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에 앞서 모세가 그들에게 앞으로는 과거처럼 불순종하지 말고 하나님의 명령을 잘 지키라는 당부를 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근본 성정이 달라지지 않은 이스라엘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도 죄를 끊임없이 저질러서 결국에는 사명에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도 살펴 봤듯이 예수님께서는 사탄이 시험을 했을 때 신명기에 나오는 말씀들을 인용해서 대응하셨습니다. 이것은 사탄이 예수님에게 한 시험은 이스라엘이 이미 40년 동안의 광야생활 가운데 겪었던 시험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메시야로서의 사역을 시작하기로 결단하시기 전에 이스라엘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사역은 이스라엘의 실패를 되돌려서 이스라엘을 회복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은 이스라엘이 실패한 것을 성공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하신 것이 금식이었습니다. 금식은 밥 굶기 훈련이 아닙니다. 금식의 핵심은 자기부인 훈련입니다. 금식은 자신의 욕망을 죽이는 훈련입니다. 자신의 욕망을 죽여서 자신을 하나님의 뜻에 복종시키는 훈련입니다. 메시야로서 사역을 하려면 수많은 유혹이 있을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필요, 욕구, 욕심 등에 따라 살고 싶은 유혹이 수시로 찾아 올 것이었습니다. 금식은 그런 것들을 이기는 힘을 기르는 훈련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실패한 것도 자기를 죽이지 못하고 자기의 욕망을 하나님의 뜻보다 우선시한 데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스라엘이 실패한 것을 성공하고자 금식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40일 동안의 긴 금식이 끝나자 사탄이 다가와서 시험을 시작했습니다.1 하나님께서는 선한 의도로 이 시험을 계획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시험을 이기고 강해져서 메시야의 임무를 완수하시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사탄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사탄의 목적은 메시야를 파멸시켜서 하나님의 계획을 좌절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사탄의 이런 행태는 새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사탄은 수많은 계교를 써서 하나님의 나라가 진전하는 것을 방해해 왔습니다. 어떨 때는 메시야를 죽이려 했고(요아스 왕처럼) 어떤 때는 성적 유혹으로 메시야를 타락시키려 했습니다(다윗과 솔로몬처럼). 이러한 사탄의 방해작전은 성공적이어서 지금까지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메시야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탄은 새로온 메시야인 예수님에게도 방해작전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는 아예 예수님을 죽이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서 이제 예수님이 성인이 되어서 얼마 전에는 세례를 받고 공식적으로 메시야에 임명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에게서 ‘사랑하는 아들,’ ‘기뻐하는 자’라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사탄은 이 새로운 메시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메시야를 타락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메시야가 되는 것은 막지 못했으니 제대로 된 메시야가 되지 못하도록 타락시키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메시야 예수님을 타락시키기 위한 사탄의 기본 전략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을 불신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시험은 아담의 시험을 닮았습니다. 사탄은 아담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선하심을 불신하게 해서는 결국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자기 생각대로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악과를 따 먹지 말라고 하셨는데 사탄은 아담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인색한 존재로 생각하게 만들어서 명령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 먹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세상은 죄가 가득한 곳이 되었고 사탄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지금 사탄은 먼 옛날에 아담을 시험해서 타락시켰던 것처럼 예수님을 시험해서 타락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예수님은 이스라엘의 시험뿐만 아니라 아담의 시험도 같이 받고 계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실패를 되돌려서 이스라엘을 회복시킬 뿐만 아니라 아담의 실패도 되돌려서 세상을 회복시킬 사명을 행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제 이스라엘의 운명 더 나아가서 세상의 운명은 새로운 메시야 예수님께서 이 시험을 이기시느냐 지시느냐에 달렸습니다. 이 새로운 메시야는 과연 이 시험을 이길 수 있을까요? 아니면 아담처럼 그리고 이스라엘처럼 실패할까요?

1 마가복음 1장 13절에서는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시험을 받으시면서 광야에 계셨다고 말한다. 따라서 금식이 끝난 후의 시험은 앞에서 있었던 시험들을 마무리하는 강력하고 근본적인 시험이었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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